무인 편의점 지향… 커피 픽업 시간 더 빨라지고, 빵·샐러드ㆍMD상품까지 터치 하나로 해결…"연내 100개 매장 목표"
“카페야, 편의점이야?”
로봇카페 '비트박스'에 들어서니 매장 한가운데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부지런히 커피를 내린다. 오른쪽에 있는 냉장고에는 빵, 샐러드, 탄산수 등 먹거리들이 즐비했다. 냉장고 한쪽에 설치한 신용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꽂으니 LCD 화면에 ‘쇼핑 준비 완료’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냉장고 문을 연 뒤 샐러드 하나를 골라 꺼냈다. 화면이 전자 영수증으로 바뀌었다. 저절로 결제가 완료된 것이다.
기존의 비트는 무인 매장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를 받아가는 곳에 그쳤다면, 이제는 마스크, 손 소독제, 옷, 머그잔 등 MD 상품뿐 아니라 빵, 샐러드 등 콜드베이커리까지 판매하는 ‘똑똑한 편의점’으로 거듭났다. 미국 '아마존고'처럼 커피를 매개로 한 생활잡화형 매장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푸드테크 전문기업 비트코퍼레이션은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본사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3세대 로봇카페 '비트3X' 및 B2C 매장 ‘비트박스’를 소개했다. 비트박스 오픈을 시작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리테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게 회사 측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비트박스 매장 내 공간은 소비자들의 워너비(Wannabe) 제품을 한 자리에 모아 △커피 △트렌드 △라이프를 테마로 구성된 3개의 워너비 존(zone)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모델이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파는 '커피 워너비'만 있었다면 새 모델은 유기농 샐러드, RTD 음료 등 프리미엄 간식이 든 냉장고가 있는 '라이프 워너비'와 생필품 및 MD 제품을 판매하는 '트렌드 워너비'가 추가된 것이다.
라이프 워너비에 설치된 '스마트 선반'에는 40종 규모의 먹거리 메뉴가 들어간다. 비트코퍼레이션 측이 마켓컬리로부터 공수한 가장 인기 있는 샐러드 제품 및 샌드위치 등의 콜드 베이커리가 운영되고 앞으로 아이스크림 등을 취급하는 냉동고까지 구비할 계획이다.
지성원 대표는 "물건을 고르다가 순서를 뒤바꾸거나 해도 비트박스가 알아서 인식해 저절로 계산해준다"라면서 "미국 아마존고처럼 앞으로는 고객이 매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들고 있는 물건들만 결제하도록 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쇼룸 왼쪽에 ‘피크닉’ 콘셉트로 꾸며진 '트렌드 워너비' 코너는 피크닉백, 매트, 마스크, 손 소독제, 미니 사이즈의 트래블백이 구비돼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골라내고 휴대전화 QR코드를 찍으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연결됐다. 집에서 모바일로 쇼핑하듯 저절로 결제됐다. 매장 운영 인력은 한 명도 필요 없었다.
판매하는 물품들도 매번 바뀐다. 별도 MD를 구축해서 무신사처럼 큐레이팅한 상품을 주기별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MZ세대의 취향을 고려해 비트가 골라낸 다양한 의류부터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 다양한 굿즈를 만날 수 있다.
기존 비트카페 모델에도 상주했던 로봇 바리스타도 진화했다. 픽업 데스크를 6대 설치해 고객 대기 시간을 확 줄이면서 커피를 뽑아갈 수 있는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졌다. 비트코퍼레이션은 빨라진 사용성을 기반으로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야구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대형 리조트 등으로 매장 설치 확대를 넓힐 계획이다.
진화한 비트박스 매장은 31일 서울, 판교, 세종, 대전 등 전국 6개 거점 지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동시 오픈한다. 지성원 대표는 "연말까지 100개 매장을 추가 개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면서 "B2C 출점 모델인 비트박스는 입점 상권 특징에 따라 구독 서비스, 배달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