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재판을 받는 가운데 수치 측이 특사에 이어 각료를 자체적으로 임명했다고 2일(현지시간) 미얀마 현지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RPH(연방의회 대표 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데타로 인해 문민정부 내각이 활동을 못 하게 된 만큼, 장관 대행 4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CRPH는 군정이 무효를 선언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수치 고문 측 의원들의 모임이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며 문민정부 2기 장관들을 즉각 해임하고 군정 장관들을 임명한 데 대한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CRPH는 수치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작년 총선에서 당선된 인사 3명을 외교부를 비롯해 경제 부처 등 총 6개 부처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한 조 와이 소 양곤 제1 의대 총장을 노동·이민, 교육과 보건 등 3개 부처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조 와이 소 총장은 현재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참여 중인 인사로 알려졌다.
앞서 CRPH는 지난달 22일 자선 의료재단을 운영하는 의사인 사사를 유엔 특사로, 1990년대 민주화를 위한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틴 린 아웅을 국제관계 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한편, 수치 고문은 1일 수도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법원 심리에 출석했다. 군정은 불법 수입된 소형 무전기 워키토키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 작년 총선 유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위반한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수치 고문을 기소했다. 모두 유죄로 판단되면 수치 고문은 최장 징역 9년 형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