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도 뒷짐 지고 있던 연준...태세 전환하나

입력 2021-03-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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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 주시하고 있다" 첫 발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2일(현지시간) 종가 1.41%. 출처 FT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시장이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 목표치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시장 우려에도 느긋한 태도를 취해오던 연준이 처음으로 채권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 고위 관계자가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미국 외교협회(CFR) 화상회의에서 “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지난주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치 도달을 어렵게 하는 시장 상황이 나타난다면 우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국 국채 금리는 1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1.51%로 상승했다. 장중 한때 1.6%를 뚫기도 했다. 빠른 경제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조기 철수 가능성을 키우면서 국채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시장 혼란에 증시도 풀썩 내려앉았다.

이후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해 이날 1.41%로 내렸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국채 금리 급등에 시장이 공포에 질렸음에도 연준은 차분했다. 비둘기파적 정책을 완화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것이며 금리 상승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파월 의장도 지난주 상·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국채 금리 급등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뿐이라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시장이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지만 잘못된 신호가 꼬리를 물면서 금리 상승이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주택 구입자부터 기업까지 대출 금리가 오르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또한 투자 위축도 불가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준이 해당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거나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봤다.

이 와중에 처음으로 연준 고위 관계자가 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메리 달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취재진에게 “연준은 금리 급등을 통제할 수단을 갖고 있다”며 장기 채권 매입을 더 늘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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