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말 서버D램 가격(32GB 모듈기준)은 전월대비 3.48% 상승한 119달러를 기록했다.
D램 계약가격은 대부분 분기기준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분기 첫째 달에만 가격변동이 나타나는 것이 통상적인데 2월 가격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고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이같은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화 원격 수업 등이 늘어나며 노트북 컴퓨터나 태블릿PC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고, 집에 머무는 시간도 늘면서 가전제품의 수요 증가도 한몫 했다.
여기에 더해 각국 반도체 생산 기지들이 한파, 지진, 가뭄 등 자연재해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 부족 현상도 심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는 연초부터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83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2022년 메모리 반도체의 설비투자가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시장 생각보다 빠르다”면서 “반도체 투자는 후행적으로 발생하겠지만 장비주들의 주가는 내년 실적을 선행해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장비업체 주가는 결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방향인데 최근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는 생산업체 주가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서 “이를 장비업체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이 1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고, KB증권 역시 D램 고정 가격은 2분기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되고 3분기에도 가격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향후 반도체 업종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상범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호조와 함께 생산 차질로 극심한 비메모리 부족 상황으로 이미 PC와 자동차 등 전방 세트 업계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비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트 업계는 판가를 올해 2분기부터 인상할 예정인데 이는 중장기 세트 수요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PC와 TV 등의 교체 수요가 발생했는데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면 포스트 코로나19 수요는 역기저 효과와 교체 수요 소멸로 현재 성장세가 이어지기 힘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