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의 수용한 청와대…엇갈린 정치권 "무책임해" vs "최후의 보루"

입력 2021-03-04 15:42수정 2021-03-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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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얻은 건 정치검찰 오명, 잃은 건 국민의 검찰"
정세균 "검찰개혁 완수 기대했으나 사의" 유감 표명
국민의힘 "썩은 부위 도려낼 메스 사라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또 정치권에선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당정은 윤 총장 사퇴에 대해 "무책임한 행동"이라 비판한 반면 야권은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마지막 선택지가 '사의 표명'임을 공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얻은 건 ’정치검찰‘의 오명이요, 잃은 건 ‘국민의 검찰’이라는 가치"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에 신뢰받는 기관이 될 때까지, 검찰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되어 중단 없는 개혁을 하겠다던 윤 총장의 취임사는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국민에게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사의 표명한 것은 국민 위에 있는 정치검찰의 아주 본연의 모습을 보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은 오로지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에 충성하며 이를 공정과 정의로 포장해 왔다"면서 "검찰의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윤석열 죽이기’로 포장하며 정치 검찰의 능력을 보여왔다"고 부연했다.

또 "이제 정치인 윤석열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오롯이 윤석열 자신의 몫"이라고도 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책임한 사퇴로 검찰의 위상은 더 훼손됐고, 이는 오히려 검찰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근거를 강화해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총장은 스스로 검찰 조직에 충성한다고 공언해왔지만, 결국 뜬금없는 사퇴로 검찰 조직을 힘들게 했다"며 "검찰 조직에 충성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활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도 비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유감을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윤 총장 사의 발표 직후 진행된 현안 브리핑에서 “임기 내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받들고 검찰개혁이 완수하길 기대했으나 그런일(사의 표명)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윤 총장 사의 배경에 대해 "정권에 맞서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다소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썩은 부위 도려낼 메스가 사라진 격"이라며 우려감도 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검찰총장의 회한이 짐작된다"면서 "사욕과 안위가 먼저인 정권의 공격에 맞서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윤 총장의 사의 배경을 짐작했다.

배 대변인은 "이 정권은 자신들이 세운 ‘검찰개혁의 적임자’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인사폭거로 식물총장을 만들다 못해 아예 형사사법시스템을 갈아엎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헌정사를 새로 쓰며 공수처를 탄생시켰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중수청마저 급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정권의 ‘우리 윤 총장님’이 사퇴하면, 정권의 폭주를 막을 마지막 브레이크가 없어지는 셈"이라며 "정권의 썩은 부위를 도려낼 수술용 메스가 없어지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또 "정권의 핵심과 그 하수인들은 당장은 희희낙락 할지 몰라도, 이제 앞으로 오늘 윤 총장이 내려놓은 결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그의 말대로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참담한 날"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이 끝까지 검찰에 남아 싸워 주기를 바랬지만 이번 결정은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윤 총장의 사퇴에도 이 정권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온 국민이 나서 불의와 싸울 것이며, 4월 7일 보궐선거의 야권 승리는 광범위한 국민 행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에 접수된 윤 총장의 사표는 행정절차에 따라 수리된다. 후임 인사 역시 법이 정한 절차대로 진행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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