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호주 수출 제동

입력 2021-03-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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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역외 수출 제동 첫 사례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의 제3국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고 4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이탈리아 내 공장에서 최종 포장된 코로나19 백신 25만 회분을 호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현지 정부에 요청했지만, 이탈리아 당국이 이를 불허했다. 수출이 불허된 백신은 유럽연합(EU) 역내에 재배분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이번 결정은 지난 1월 EU가 도입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규제의 첫 적용 사례다. EU는 1월 역내 백신 공급난으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백신 제조업체가 EU에 대한 공급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역외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26일 이러한 결정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알렸고, EU 집행위도 이를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와 EU 집행위는 공식 논평은 거부했다.

이번 강경 조처에는 지지부진한 대국민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려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드라기 총리는 최근 개최된 EU 회원국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역내 백신 접종을 가속하는 한편 공급 계약을 위반하는 백신 제조사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공장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 1∼2분기 EU 회원국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 대비 50% 줄인다고 통보해 원성을 샀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공평한 백신 공급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처가 지역 이기주의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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