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밝혀졌지만 투약 시점이 문제…피해자 가족 ‘가해자 엄벌’ 탄원서
마약을 흡입한 50대 남성이 무면허로 승합차를 몰다 퇴근길 건널목을 건너던 20대 여성을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약물에 의한 위험 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YTN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7시 40분경 강원도 춘천시 한 외곽도로에서 길을 건너던 20대 여성이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은 퇴근길 버스를 타기 위해 보행자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다 참변을 당했다. 이 여성은 사고 충격으로 27m나 날아가 중증 뇌 손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를 낸 승합차는 필로폰을 투약한 남성이 무면허로 몰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는 운전업 종사자인 무면허 50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보다가 사고를 냈고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사고 직후부터 경찰 조사를 받을 때까지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것을 의심한 경찰이 마약 검사를 하면서 필로폰 투약 사실이 밝혀졌다. 가해 운전자는 결국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고 구속됐다.
하지만 재판을 앞두고 가해자에게 ‘약물에 의한 위험 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필로폰 같은 마약이나 약물에 취해 운전하면 특가법상 위험 운전 혐의가 적용되지만, 이번 사건은 투약 시점이 문제였다. 가해자가 필로폰을 투약한 시점이 사고가 나기 일주일 전인 지난해 12월 15일이라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마약을 투약했지만 사고 당시 약에 취해 운전을 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약물에 의한 위험 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못한 것이다.
검찰 조사 이후 가해자는 단순 교통사고특례법 위반과 필로폰 투약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숨진 여성의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