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에릭슨·2위 노키아
중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1위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델오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 점유율이 약 20%로 전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에릭슨이 35%로 1위를, 노키아가 25%로 2위를 차지했다. 두 업체의 점유율은 각각 2%포인트와 1%포인트 상승했다. 스테판 폰그라츠 델오로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안테나와 커넥티드 부품을 포함한 통신장비 지출이 전 세계적으로 350억 달러(약 39조6690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화웨이의 순위는 1위로 뛰어오른다. 중국이 지난해 북미를 제치고 업계 최대 시장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통신장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화웨이는 중국 5세대(5G) 통신장비 수주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점유율 29%를 기록한 중국의 ZTE가 차지했고, 에릭슨은 12%로 3위에 올랐다.
점유율 하락은 미국 정부의 제재가 화웨이의 부상을 막고 있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자국 기업의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지 못하게 막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동맹국도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기로 하며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화웨이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통신망을 확보하겠다”고 못 박았다. 폰그라츠 연구원은 “호주와 영국, 유럽 등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를 시행하고 있거나 고려 중인 국가들이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25개 이상의 유럽 통신사가 화웨이에서 다른 공급업체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 미국의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었다. 한때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던 화웨이지만,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 줄면서 6위로 미끄러졌다. 게다가 화웨이는 협력업체에 올해 스마트폰 부품 주문이 6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통보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반 토막 날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