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식 활빈단 대표 "사건 선점 싸움하는 것 같아" 주장
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고발을 만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3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LH 직원 고발 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변 장관에 대한 추가 고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담당 조사관과 수사팀장이 변 장관을 고발하게 되면 관련 수사를 전부 멈춰야 한다며 홍 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2일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 목적으로 광명ㆍ시흥 신도시 대상 부지 일부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활빈단은 의혹 당사자인 LH 직원들에 대해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홍 대표는 “수사팀장이 변 장관을 고발하면 장관은 1급 이상이라 이 사건 전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어간다고 말했다”며 “청와대, 총리실 지시이기도 하고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빨리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고발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주문하며 '발본색원'을 지시한 상황에서 경찰이 변 장관에 대한 고발을 만류한 것은 수사 시작단계서부터 주도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홍 대표는 “검찰(공수처)과 경찰이 사건을 선점하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LH 땅 투기 의혹 사건을 두고 과거 1, 2기 신도시 관련 유사한 비리를 파헤쳐 성과를 낸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바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부동산 특별 단속을 해오면서 역량을 높여왔기 때문에 꼭 검찰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사명감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경남 진주 LH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포렌식 요원을 포함한 수사관 67명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