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석 해수부 수산정책실장 “지속 가능한 어업, 질 좋은 수산물 공급 고민”

입력 2021-03-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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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법 풀어주되 생산량 통제 ‘총허용어획량’ 등 아웃풋 규제로

코로나로 비대면 유통만 폭증, 수산물 가공 분야 재설계 필요

▲김준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사진제공=해양수산부)
광어회, 고등어조림, 오징어 튀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수산 먹거리들이다. 그러나 최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수산자원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지난해 어획량은 93만 톤으로 최대 어획량을 기록했던 1986년(173만 톤)의 절반 수준(53.7%)에 그쳤다.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2001년 42.2㎏에서 2018년 68.1㎏으로 61.4% 증가했지만 수산물 자급률은 같은 기간 81.0%에서 69.3%로 11.7%포인트(P) 감소했다. 그만큼 수입 수산물이 우리 식탁에 올랐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에서 보듯 수입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에 우려가 크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국산 수산물에 관해 관심이 큰 이유다.

9일 이투데이와 만난 김준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은 “지속 가능하면서 어업인이 제값을 받고 질 좋은 수산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석 실장은 28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수산정책을 담당한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정책기획관을 역임하는 등 해수부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수산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서 가장 알맞은 인물이라는 게 부처 내 평가다. 김 실장은 우선 생산 분야에서는 인풋 규제를 아웃풋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고기 잡지 말라고 2~3년 해왔지만 어업자원 생산량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규제가 많으니까 어업 현장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어선 수를 감척했지만 어획 강도는 높아졌다며 어선의 마력수가 늘고 어군탐지기를 탑재하는 등 어획량은 유지됐다. 그는 “그거라도 안 했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허용어획량(TAC)이 대표적인 아웃풋 규제다. 어법은 자유롭게 풀어주되 어획비율(생산량)을 정해줘서 과잉 어획을 줄이는 방안이다. 현재는 수산물 생산이 들쭉날쭉하지만, TAC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어업생산량 관리가 가능해 소비자 후생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3월부터 시행하는 수산 분야 공익직불제도 중장기적으로 아웃풋을 높일 수 있다. 수산직불제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친환경 양식 등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무조건 하라고 했지만, 요즘엔 피규제자의 자발적인 협력, 수용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유통·소비 측면에서는 “최근 수산물 유통을 6단계에서 2단계로 줄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온라인 유통이 폭증하는 등 유통환경 변화가 최근 커서 정부 정책이 못 따라가고 있다. 김 실장은 “비대면으로 먹을 수 있는 것만 소비가 늘었다”며 “수산물 가공 분야 등 기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선박 안전에 대해서도 어선주 뿐 아니라 어업인 안전과 인권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어촌 정주환경에 대해서는 “어촌뉴딜300, 어촌종합개발계획 변경 등을 통해 낙후된 어촌에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겠다”며 “낙후된 대중교통 등도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실·국장 인사를 1년마다 한다. 김 실장은 “임기 동안 새로운 법을 만들면 뭔가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제 임기에서는 100여 명 수산정책실 직원들과 함께 2019년에 만든 ‘수산혁신 2030’ 계획을 재점검하고 2~3년을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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