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코스피의 조정 장 속에서 8만 원대를 단단히 지지하며 증시 대들보의 역할을 해냈다.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방어와 대외 경기 변수가 맞물려 증시 전반의 반등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삼성전자는 장 초반(오전 9시05분) 전일보다 1% 이상 상승한 8만2000원대에 거래됐다.
전날 삼성전자는 최저 8만600원에서 반등하며 8만 전자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시장 심리가 8만 원에서 강한 지지로 나타나며, 개인들이 2779억 원어치 매수했다. 사흘간 순매도였던 기관까지 1090억 원어치 순매수도 전환했다.
1월 코스피가 3266.23으로 장 중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조정 중인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8만 원 지지가 2900대 후반의 버팀목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방어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국면)의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7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인 DRAM과 낸드 플래시 시장을 주도하는 1등 기업이다. 노무라는 올해 2분기부터 DRAM 가격이 빠르게 올라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8%가량 많은 49조7000억 원으로 관측했는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60% 늘어나 79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탄탄한 메모리 시장 전망을 고려하면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규모보다 큰 설비투자를 삼성전자가 검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상황도 반전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로 돌아섰고, 1조9000억 달러의 초대형 추가 부양책도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미국 하원 최종 승인이 예정되면서 조 바이든의 승인까지 이번 주내로 관측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는 3년물 국채 입찰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소화되면서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를 낮추며 하락했다"며 "금리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했고 이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완화는 달러에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금리 진정세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기술주들이 크게 반등했다.
나스닥 지수가 3.69% 상승했고, 테슬라는 19.64%, 애플이 4.0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2%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완화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가 단기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는 13.7배 수준까지 속락하며 통계적 하방이자 단기 가격조정의 극단인 -2σ(-2시그마, 코스피 환산 지수대는 2970포인트) 레벨에 근접했다"며 "코스피 세력균형지표(BoP)상 매도 클라이맥스 통과 징후가 확인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