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는 0.2% 하락
중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상승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는 물론 2018년 11월(2.7%) 이후 2년 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 반도체 칩 공급 부족, 물류비용 상승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PPI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고, 구리와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했고, 자동차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올라가면서 생산자 물가지수도 크게 상승한 것이다.
홍콩 소재 ING그룹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리스 팡은 "원유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물류비용과 생산비용이 올라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제조·수출 업체라는 점에서 중국의 PPI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이에 중국 PPI의 가파른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상품가격 상승은 지난 1월 PPI(0.3% 상승)가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1년 만에 플러스 전환하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중국 PPI는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왔다. 같은 해 5월엔 2016년 3월(-4.3%)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인 -3.7%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한해 중국의 PPI는 전년 대비 1.8% 하락했다.
이미 채권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지표가 또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데다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시사하면서 원자재 수요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촉발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SC)의 미셸 람 중국 경제학자는 "정부가 재정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해 전망치(0.3% 하락)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