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벌어지는 저ㆍ고유황유 가격 격차에…웃음 짓는 HMM

입력 2021-03-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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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러버 설치해 다른 해운사들과 달리 저유황유 의존도 낮아

▲HMM 상트페테르부크호에 설치된 스크러버. (사진제공=HMM)

환경 규제 대응 방법으로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를 택한 HMM의 선택이 빛을 보고 있다.

스크러버를 설치하지 않을 시 반드시 사용해야 할 저유황유 가격이 고유황유 가격보다 상당히 높으면서 비용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11일 선박유 정보제공업체 쉽앤벙커에 따르면 10일 기준 글로벌 20개 항구 평균 저유황유(VLSFO) 가격은 톤당 529달러이다.

같은 기간 고유황유(IFO380) 가격은 414달러이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차이가 115달러까지 벌어졌다.

작년 중순만 하더라도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차이는 50달러대에 불과했다. 올해 1월 초에도 100달러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수요가 살아나면서 저유황유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는 고유황유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격차는 당분간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격차가 벌어지자 HMM은 웃음을 짓고 있다.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강화한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대응을 위해 저유황유 의존도를 높이지 않고 고유황유를 정제하는 스크러버를 설치해 이득을 보고 있어서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MM 전체 컨테이너선 중 스크러버 설치 선박 비중은 81%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중 1위이다.

HMM으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녔다. 스크러버 하나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만 약 60억 원이다.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워 많은 해운사는 애초에 저유황유를 이용하기로 했다.

저유황유 가격이 오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부 글로벌 해운사들은 뒤늦게 스크러버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때 저유황유 사용을 천명했던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도 일부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를 설치했다.

계속되는 호재로 HMM은 올해도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9808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오른 6조4133억 원이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 여파로 컨테이너운임지수가 올해 들어서도 크게 하락하지 않는 등 HMM을 둘러싼 긍정적 변수가 많다”며 “HMM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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