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주식 공모가가 확정되는 등 미국 증시 상장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잭팟’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11일 상장하는 쿠팡의 주식 공모가가 35달러(약 3만9862원)로 확정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쿠팡이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를 통해 제시한 32∼34달러 범위보다 높은 가격이다. WSJ는 공모가 기준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 달러(약 71조8000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누적적자가 41억 달러(약 4조6700억원)에 달하는 쿠팡의 현 재무구조를 감안할때 이번 가치 평가가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쿠팡의 현재보다 미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스톡옵션을 보유한 임직원들의 시세 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쿠팡이 지난달 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의 스톡옵션 주식 수는 6570만 3982주로, 평균 행사가는 1.95달러(한화 약 2200원)다. 이를 환산하면 1412억 원 규모다.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시가와 상관없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외신 보도대로 쿠팡의 상장 공모가가 주당 35달러라고 보면 한 주당 33.05달러의 차익을 거둘 수 있어 스톡옵션 행사 시 상당한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상장 후 쿠팡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이득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직원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큰 시세차익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쿠팡은 매년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현금과 스톡옵션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영입된 우버 출신의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경우 2744만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하지만 쿠팡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직원 수는 일부에 한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쿠팡 창립 초창기에 입사한 직원들은 평균 행사가보다 낮은 가격에 스톡옵션을 상당수 갖고 있을 수 있지만, 당시 직원 중 현재 회사에 남아 있는 인원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성과급을 받을 때도 상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스톡옵션 대신 현금을 택한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스톡옵션의 경우 행사를 위해 최소 2년에서 길게는 6년 동안 근무해야 하는 조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쿠팡이 최근 상장하기로 하면서 무상으로 부여하기로 한 주식을 받게 되는 직원도 당장 수익을 낼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강한승 쿠팡 공동대표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이번에 진행되는 일회성 주식 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직원 1인당) 약 2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공모주 기준으로는 50주 안팎이 된다.
대상은 3월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배송직원과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정규직·계약직 직원으로, 과거 스톡옵션을 받은 적이 있으면 안 된다. 총무·인사·회계 등 일반직군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아울러 부여일로부터 1년 재직 시 주식의 50%가 귀속되고, 2년 재직 시 남은 50%가 귀속되는 조건도 걸려 있다.
한편, 이번 상장을 통해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지분(10.2%) 가치는 상장 후 7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투자펀드인 비전펀드(SVF)는 지분 33.1%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208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