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다. 특히 많은 인파가 몰리는 쇼핑몰과 백화점에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물론 삼성동 코엑스 등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명품 판매장을 포함해 일부 개별 매장은 입장까지 1시간 이상 걸렸다. 서울시가 말한 대표적인 ‘3밀 시설’(밀폐ㆍ밀집ㆍ밀접)이지만 ‘위드 코로나’가 무색할 만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12일 다시 찾은 서울의 한 대형 쇼핑몰의 일부 매장에선 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발열 체크를 하지 않는 등 여전히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푸드코트, 식당을 이용할 때는 다른 시설과 마찬가지로 QR코드 인증 등을 통해 출입 기록을 남겨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도 눈에 띄었다.
최근 여의도의 대형 쇼핑몰을 방문했다는 직장인 최모(32)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며 “사람이 많다 보니 거리두기는 물론이고 출입명부 작성도 잘 안 되는 거 같아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자 서울 자치구도 바빠졌다. 영등포구는 더 현대 서울에 30여 명의 직원을 긴급 투입해 매장 내 이용객 거리두기, 공용공간 칸막이 설치, 에스컬레이터 띄어 타기 안내 등을 점검했다. 층마다 직원을 배치해 일부 매장에 손님이 몰려 거리두기가 어려워지면 층별 매니저가 개입했다. 감염 우려가 큰 159개 식품접객업소에는 전담 요원 10명을 별도로 배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을 우려가 있는 시설은 백화점 내에 있더라도 QR코드 인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백화점 등 대형 유통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아 매장마다 QR코드를 인증하면 대기 시간 증가와 대기 공간 밀집도 심화 등으로 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추가로 QR 인증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부산에서는 쇼핑몰 식당가 이용자 약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대한 방역 수칙 강화를 고려 중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와 발열 확인, 주기적 환기와 소독 이외에 추가 조처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쇼핑몰과 백화점에 대해 정부와 보조를 맞춰 보완할 수 있는 수칙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