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석달도 못 채우고 떠나는 변창흠… 2.4대책 동력 잃나

입력 2021-03-12 17:57수정 2021-03-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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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문재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변 장관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기를 석달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최근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변 장관의 사퇴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역시 발목잡힐까 우려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변 장관은 12일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2·4 공급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주문하며 변 장관이 주도로 추진한 공공 주도형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하도록 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29일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한 변 장관은 임기를 석달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변 장관은 많은 구설에 올랐다. 변 장관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땅 투기 의혹이 있는 LH 직원들에 대해 "정황상 개발 정보를 알고 토지를 미리 구입했다기보다 신도시 개발이 안될 걸로 알고 취득했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잘못된 처사라며 사퇴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그가 LH 사장 재임 시기와 LH 직원들의 땅 투기 시점은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런 객관적인 사실만 보더라도 변 장관은 중차대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지위를 이미 잃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 장관이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발언한 SH 사장 시절의 임대주택 거주 국민을 향한 막말 논란, 구의역 사고 희생자에 대한 망언 공분 등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9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국민 분노에 불을 지른 당사자가 변 장관”이라며 “장관이 제 식구 감싸기 발언을 내놓자 국민은 장관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있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12일 진행된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는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대통령에 사의 표명했느냐"고 물었고, 변 장관은 "아직 사의를 표명한 적은 없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변 장관은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책임지고 수습하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청와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책임론에 변 장관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의지를 밝힌 그는 문 대통령의 주문대로 2·4대책을 위한 입법 기초작업을 끝으로 국토부 수장직을 내놓을 전망이다.

문제는 입법 기초작업 이후에도 2·4대책이 제대로 진행될지 여부다. 변 장관은 SH, LH 사장을 지낸 전문 디벨로퍼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꺼낸 2·4대책에 대한 기여도는 그만큼 큰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변 장관이 빠지면 국토부가 차질 없이 2·4대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에 현재 LH 수장마저 공석인 상황이라 정부가 2·4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4대책에 담긴 주택 공급 방안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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