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부부, KAIST에 200억 규모 부동산 쾌척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왼쪽)과 부인 안하옥 씨가 KAIST에 2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쾌척했다. (사진제공=KAIST)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90대 노부부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20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했다.

KAIST는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92)과 부인 안하옥 씨(90)가 2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쾌척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사람이 기부한 부동산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580㎡(175평) 규모의 지상 6층·지하 2층 빌딩이다.

장 회장은 황해도 남촌에서 태어나 18살에 월남해 고학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무역업에 뛰어든 장 회장은 화장품 용기 제조 회사를 만들고 중국에도 진출하며 재산을 일궜다.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고 나니, 우리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되어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며 “기부에 대한 마음을 정한 뒤로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회장과 부인 안 씨의 결정에는 이웃사촌 부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인 김병호·김삼열 부부는 2009년과 2011년에 총 350억 원을 KAIST에 기부했다. 두 사람은 김 씨 부부의 사연과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장 회장 부부는 지난 3월 2일 해당 부동산의 명의 이전 절차를 모두 마쳤다.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렸다.

안 씨는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서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며 ”우리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되어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KAIST는 부부의 뜻에 따라 우수 과학기술 인재양성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