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녹는다] 연준 물가 목표 ‘2%’ 논쟁 심화

입력 2021-03-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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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목표치 4%로 상향 목소리
목표 높이면 경기침체 대응 여지 많아져
美 기대인플레 2.5%…10년 만에 최고치
"인플레 대비해야" VS "우려 과도" 팽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작년 12월 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설정한 2% 물가상승률 목표치에 대한 논쟁이 심화하고 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한 이후 초저금리 기조, 채권 매입 등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0~0.25%라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완전 고용을 실현하고, 인플레이션 2% 목표치를 상당 기간 완만하게 웃돌 때까지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까지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준이 설정한 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각에서 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드포드 드롱 UC버클리 경제학 교수 겸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원은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에서 4%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목표치가 너무 낮아 연준의 금리 정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플레이션 목표를 높이면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지가 더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인플레이션 수치는 10년 가까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현재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슈퍼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인 2.5%까지 치솟았으며, 물가와 함께 움직이는 미국 국채 금리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우려가 과도하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역대 미국 민주당 정권에서 경제 정책을 집도해 왔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부양책은 필요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출한 돈에 육박하는 막대한 유동성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민하게 대응하면 통제될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위험 자체가 없다고 부정하는 연준의 태도를 비춰봤을 때 그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올리비에 블랑샤르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등 경제학자들도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2022년 물가상승률이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려할 것은 없다”며 “경기 부양책은 작년 위축을 만회할 수 있도록 향후 3년 동안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5~6%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실업률은 3.5%였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증가 징후는 없었다. 오히려 너무 높다기보다는 너무 낮았다”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해도 이를 다룰 수단이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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