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징계 과하다” 은행권 지원사격...금감원 향한 작심발언

입력 2021-03-18 05:00수정 2021-03-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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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2차 제재심, 신한·우리은행 CEO징계 감경 여부 초미 관심사
은행연합회장 “은행장 징계 과하다‘ 작심발언 당국 묘한 입장차이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18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두번째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을 연다. 은행장을 겨냥한 징계를 두고 최근 은행권에서 ‘과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징계 수위가 최대 관심다.

◇2차 제재심…징계수위 낮추는데 집중=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1차 제재심을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1차 제재심에서는 금감원 소비자보호처가 함께 참석해 피해 구제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당시 우리은행 심의가 길어지면서 신한은행의 제재심은 진행되지 못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577억 원, 2769억 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회장에게 직무 정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 경고, 조용병 회장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위반하고 불완전 판매를 한 것으로 봤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안을 은행권 최초로 수용했다. 손 회장이 이미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상태다.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집행정지 가처분 상태로 직을 유지중이다. 라임펀드 사태로 또다시 중징계를 받을 경우 우리금융그룹은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우리은행은 징계 수위를 낮추는데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CI) 편드 원금을 50% 우선 지급하고, 향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라 배상 비율이 확정되면 사후 정산키로 했다. 최근에는 라임 펀드 분쟁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 피해구제에 전향적인 태도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재심에 소보처가 참석해 사모펀드 사태 이후 소비자보호 노력 반영 여부를 들여다 본 것은 징계 감경을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협회장까지 지원사격…약될까 독될까 =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당국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은행권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징계와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은 금융회사가 충분히 예측 가능성을 갖도록 비교적 관련 규정 또는 법규 문언을 충실히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은행권을 대표하는 수장이 이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금융당국을 겨냥한 작심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위원화와 금감원의 입장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권을 대표하는 연합회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 자체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편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제재심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경우에도 제재심이 3차에 이르러서야 결론이 났다. 2018년 이후 징계대상기관과 감독기관 등이 소명하고 과실여부를 따지는 대심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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