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후 국민의힘 대표 도전 밝힌 홍문표 의원
여당도 박수칠 수 있는 정책 제안…지혜로운 방법으로 투쟁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하고 시장 경제를 활성화해서 국민 행복 시대를 만드는 것이 당 대표가 되는 목적이다. 이번 보궐선거가 우리 당의 운명이 걸린 선거라고 본다.”
21일 국회에서 만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당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4월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방법부터 당 대표를 향한 포부까지. 홍 의원은 본인이야말로 당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가 된 후에는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를 살리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 내년 대통령 선거 승리까지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19일부터 홍 의원은 피켓을 들고 릴레이 홍보를 시작했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인해 치러진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의원총회 때 유인물을 돌려 홍보하던 홍 의원은 8~9일 직접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까지 찾아갔다. 많은 의원이 격려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현장을 찾아 시위에 동참했다. 당권 도전을 위해 매일 진행하지는 못해도 꾸준히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홍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가 인물과 정책 위주로 가다 보니 선거를 하는 원인을 다 잊어버렸다”며 “이번 선거는 권력형 성범죄 선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실을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알리자는 마음으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을까. 홍 의원은 ‘권력형 성추행’을 알리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가리키며 “당 전체 의견으로 서울시에 49개 지구당 위원장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걸 들고 일주일만 당사 앞, 사람 많은 슈퍼나 시장 같은 곳에서 계속 행동한다면 서울시민이 권력형 성추행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선 “서울을 네 군데로 찢어서 각자 나눠 그쪽으로 출근해야 한다”며 구역별로 권력형 성추행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거가 끝난 후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홍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하며 전당대회를 준비 중이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청년청과 노인복지청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과 노인 복지를 관리하는 행정 기관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어 당의 개혁과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공천권을 정당이 다 가지고 있는데 시도에 대폭 이양해야 한다”며 “당이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이 여당이던 시절 사무부총장과 사무총장 권한대행, 최고위원 등 당의 실무를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이에 일각에선 여당 대표로선 제격이지만 투쟁해야 하는 야당 대표로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 의원은 “나를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며 “어떤 지혜로운 방법으로 투쟁할 것인가라는 점을 몸으로 터득해서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혜로운 방법이 무엇일까. 홍 의원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자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80%까지 할당된 중앙정부 예산 편제를 60%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홍 의원은 “시장·군수·도의원이 돈을 준다는데 싫어하겠냐”며 “여당도 박수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 국가를 바꾸고 우리 당을 바꾸고 국민이 박수 치면 정당으로서 역할을 잘하는 것이고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1967년 스무 살 때 정계에 입문한 홍 의원의 최종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그는 “국민의힘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어떤 역할이라도 할 수 있는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치가 대한민국 경제에 도움되는, 나라 살림에 도움되고 국가 위상에 도움되는 그런 정치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