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은 조류인플루엔자…'과도한 살처분 vs 고강도 방역' 숙제 남겨

입력 2021-03-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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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3건 추가 발생, 이달 말 이후 안정화 전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8)가 발생한 세종시 산란계농장 밀집단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발생했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겨울 철새가 떠나면 AI는 국내에서 잠잠해질 전망이다. 이번 AI 발생에 따른 피해는 과거와 비교해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살처분에 따른 논쟁은 숙제로 남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총 104건이다. 체험농장과 관상조 농장을 더하면 모두 106곳이다. 이달 들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AI는 모두 3건에 불과하다.

이후 봄에 접어들고 주요 감염원인 겨울 철새가 대부분 우리나라를 떠나면 추가 발생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 말이 되면 산발적 발생에만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AI 발생에 따른 피해는 역대 최악이었던 2016~2017년 상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야생조류 AI 검출 건수에 비해 이번에는 3배 이상 많은 발생량을 보였지만 발생농장 수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성과는 선제적인 살처분 정책으로 방역에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겨울 AI 발생 이후 발생지 3㎞ 이내 가금을 살처분한다는 정책을 펼쳤다. 해외 연구와 과거 발생 양상 등을 분석해 결정한 조치로 실제 이 같은 방역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살처분에 대한 부작용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산란계의 대량 살처분에 따른 달걀 수급 불안으로 달걀 가격이 급등했고, 농가에서도 멀쩡한 가금의 '무차별' 살처분에 따른 불만이 발생했다.

2016~2017년 당시 살처분한 가금은 3787만 마리에 달했고,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AI로 살처분한 가금은 이날까지 2982만 마리다. 실제로 AI 발생농장이 대폭 줄어든 것에 비하면 많은 수의 가금이 살처분된 것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한시적으로 살처분 범위를 1㎞로 줄이는 등 대처에 나서기도 했지만 살처분 범위가 3㎞인 규정은 여전해 이후 AI가 발생할 경우 같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남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바이러스는 변이가 많아 백신을 제때 개발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현재는 집단 발생을 막으려면 살처분을 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농가 방역 강화 등 AI를 예방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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