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이 트로트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지상파 음악 방송 1위까지 등극했다.
임영웅은 20일 방송된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정상에 올랐다. 아이돌 중심 음악방송에서 트로트 곡이 신곡을 발표하고 1위를 차지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장윤정 이후 16년 만이다.
점수 합산 결과 임영웅은 블랙핑크 로제의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 아이유의 ‘셀러브리티(Celebrity)’를 꺾고 1위에 올랐다.
놀란 표정으로 1위 트로피를 받아 든 임영웅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팬 여러분이 응원해주시고 만들어주신 상이다. ‘영웅시대’(팬 명) 여러분 감사드린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앵콜 무대에서도 연신 트로피를 만지며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1위를 차지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설운도가 임영웅에게 선물한 정통 트로트곡이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담하게 담아낸 곡으로 임영웅의 부드러운 보이스와 깊은 감성이 돋보인다.
이 곡은 발매 이후 바이브 국내 급상승 차트 1위 및 멜론 최신 24Hits 차트 2위 등극을 비롯해 지니, 벅스 실시간 차트 최상위권에 포진했으며, 2021년 11주차 가온 디지털차트, 다운로드차트, BGM차트, 벨소리차트, 컬러링차트에 1위로 진입, 가온차트 5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트로트 곡으로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특히 임영웅은 ‘아이돌의 전유물’로 불리는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이같은 성과를 내며 트로트가 반짝 유행이 아닌 대세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임영웅의 강점은 세대를 불문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올해의 가수 순위를 보면 40~60대 통합 1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30대 이하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려도 뒤따른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방송사가 우후죽순으로 트로트 예능을 내놓으면서 트로트 자체에 대한 시청자 피로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로트 예능을 통해 트로트가 젊은층까지 인기의 영역을 넓히며, 세대 간 소통에 기여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트로트가 반짝 열풍이 아닌 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임영웅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