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연간 마시는 커피는 353잔(2108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의 약 2.7배 수준이다. 거리마다 커피 전문점이 즐비해 커피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쉽게 커피를 접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스며 있다.
커피콩을 심고 잘 가꿔 추출해내 잔에 따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있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발견해내는 커피 전문가가 있다. 최근 제17대 스타벅스코리아 커피대사로 임명된 김성은 바리스타가 주인공이다.
김성은(31) 커피대사는 대학에서 교육학,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며 독일 유학까지 다녀왔을 정도로 ‘학문에 천착한' 20대 시절을 보냈다. 그럼에도 늘 가슴에 새겼던 명제는 ‘사람’이었다. 김 대사는 “학부 시절 발달심리학 공부에 빠져 현장에서 실습도 하고, 관련 교육기관에서 봉사도 했다”라면서 “기본적으로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했기에 관련 공부를 더 이어갔다”라고 했다.
한때 학자를 꿈꿨던 그가 커피 업계에 몸담게 된 건 우연이었다. 독일에서 귀국해 박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 그의 눈에 스타벅스가 확 들어왔다. 그는 “한창 공부하던 2007~2010년은 커피숍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던 시기였다”라면서 “대학 시절 전공 책을 바리바리 싸 들고 커피숍 다니기를 좋아했는데 그중 스타벅스를 가장 좋아했다. 한번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스타벅스에 입사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렇게 2016년 스타벅스 종로관철점에 첫 발을 들인 그가 커피와 제대로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 역시 ‘사람’이었다. 김 대사는 "스타벅스 파트너들과 하는 협업의 재미가 크게 다가왔다"라며 “비슷한 또래의 파트너들과 뭔가를 ‘같이’ 한다는 즐거움이 정말 컸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의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커피대사’로 임명된 건 그가 가진 사람에 대한 열정 덕분이었다. 스타벅스 커피대사가 되려면 커피마스터, 지역 커피마스터 자격을 차례로 갖춰야만 응모자격이 주어진다. 커피 지식은 기본이고, 평소에 꾸준히 매장 내 고객,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며 사람들과 꾸준한 소통이 필수다.
그는 “지난해 지역 커피마스터만 전국에 226명이었다”라면서 “커피마스터, 지역 커피마스터에 착실히 도전하면서 고객들과 커피로 만나고, 다른 파트너들에게 교육 세미나를 열며 커피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 즐거웠다”라면서 “결국 교육과 사람을 좋아했던 20대 시절의 꿈이 지금 저의 모습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바리스타부터 슈퍼바이저, 커피마스터를 거쳐 마침내 글로벌 스타벅스 커피대사 자리에 오른 그가 지금 그리는 꿈은 뭘까. “코로나 여파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졌지만, 언택트 세미나를 강화해 커피 이야기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매개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커피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