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구로구를 찾아 박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상식과 원칙이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26일 알파벳 더블유(W)자 동선으로 시민과 소통했다. 영단어 '원더풀'(Wonderful)의 첫 글자 모양을 따 강서구-양천구-구로구-용산구-종로구-중구-송파구-강동구 등 8개 자치구 유세 동선을 짰다.
오 후보는 이날 박 후보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구로구를 찾아 “여기 와서 화가 났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족도시가 될 수 있는 구로구를 박 후보는 의원 시절 아무것도 하지 않아놓고 서울시에 들어가서 바꿔놓겠다고 한다. 믿어지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의 '수직 정원' 공약에 대해 "꿈꾸는 소녀 같은 발상"이라고 혹평했다. 지역구 의원 시절 구로차량기지 이전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주택문제 해결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주요 사업인 도시재생사업도 평가절하했다. 오 후보는 “구로구에 재생사업을 한다고 돈을 많이 썼는데 전부 페인트칠만 해놨다”며 “페인트칠로만 부족하니 조각작품도 해놨더라. 그러면 집이 좋아지느냐”고 반문했다. 1000억 원을 쏟아 부어놓고 달라진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심판론’도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적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통계를 거론하며 주거비 부담이 심해졌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가격과 전셋값 상승이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부연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시장이 되면 문재인 정부 정책을 안 따라갈 수 있겠느냐”며 “지금처럼 이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럼 시장 선거를 뭐하러 하느냐”고 말했다.
오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 구로구에서 추진했던 사업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차별성을 드러냈다. 그는 “시장 시절 구로구에 정성을 많이 들였다”며 “고척돔을 어떻게든 서남권에 넣으려고 했다. 좁아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야구경기, 공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50여 명의 오 후보 지지자들은 ‘주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크게 호응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자식들의 아파트 구매를 도울 수 없고, 전셋값마저 올라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오 후보의 말에 지지자들 “맞다”, “살기 힘들다” 등으로 답했다. 오 후보는 "갑자기 부자 만들어주지 못해도 벼락거지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약 19% 앞서고 있는 오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투표장에 안 가면 다 소용없다"며 "여러분 혼자 가면 안 된다. 한 사람당 열 명 더 같이 가야 이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