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 이후 ESG 관련 투자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지만, 국내 ESG 투자는 초기 단계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SG 투자 자산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코로나19 이후 ESG 관련 투자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ESG 투자자산은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매우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에셋 매니지먼트(Funds & Asset Management)에 따르면 유럽 중심의 ESG 패시브 펀드 등의 확대 등으로 인해 작년 글로벌 ESG 펀드 유입액은 약 1500조 원으로 전년비 140% 증가했다.
앞으로 ESG 투자 자산 규모는 더욱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도이치뱅크는 글로벌 ESG 투자는 2020년 40조5000억 달러에서 2030년 130조 달러로 연평균 12.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SG 투자 규모가 고속 성장하는 데는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범유행) 이후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됐을뿐더러 ESG 투자가 이제는 ‘돈’이 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미국 클린 에너지 섹터의 수익 규모가 전년 대비 185% 증가하며 1위에 오른 반면, 전체 에너지 섹터의 수익규모는 오히려 전년비 33% 감소했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면서 재무정보 외에도 ESG 등의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ESG가 과거에는 윤리적 측면에서 강조됐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펀드의 ESG 리브랜딩도 최근 ESG 투자자산 증가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총 253개 펀드 중 약 87%가 ESG펀드로 재정립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ESG 관련 투자환경 변화에 국내 금융회사의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ESG 관련 정책을 지원하며 국내 ESG 투자 자산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국내 ESG 투자는 첫걸음을 겨우 뗀 수준이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ESG 펀드 규모는 2조3000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11%에 그친다.
김 수석연구원은 “2022년까지 국민연금은 ESG 자산을 총자산의 50%까지 늘릴 계획이고, 한국투자공사도 ‘글로벌 ESG 전략 펀드’ 규모를 현 4억 달러에서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ESG 관련 투자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