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쌍용차에 LOI를 이달 3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쌍용차의 자금 조달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는 HAAH오토모티브가 25일까지 투자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으나 최근 ‘시간을 더 달라’며 입장을 바꾼 데 따른 조치다.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곳, 금융 투자자(FI)는 중동 2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이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쌍용차는 이달 중으로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LOI를 받고 회생 계획안을 전체 채권자와 공유해 사전회생계획(P플랜) 동의를 받을 계획이었다. P플랜의 주요 전제는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감자로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하지만 HAAH오토모티브가 결정을 미루면서 쌍용차의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 없이는 P플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은은 쌍용차에 대한 선제적 지원, 채권단 주도 워크아웃 방안 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새 투자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마찬가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5일 한미동맹포럼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 문제는) 채권단이 할 일”이라며 “여러 케이스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HAAH오토모티브가 이달 말까지 투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법원이 쌍용차의 법정관리 여부를 고민할 전망이다. LOI 명령은 권고적 성격이기 때문이다. 회생법원은 31일까지 쌍용차가 투자의향서를 받지 못해도 바로 법정 관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