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SH, 공공택지 땅장사로 5.5조 이익"

입력 2021-03-29 13:16수정 2021-03-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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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 10년 동안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아 5조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시민단체에선 공공택지를 값싼 공공주택을 짓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SH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민간에 매각한 공공택지는 약 287만 ㎡, 그 값은 14조 2363억 원이다. 3.3㎡당 1640만 원꼴이다. 이 기간 SH는 마곡지구과 고덕ㆍ강일지구, 문정지구, 위례지구 등에서 택지를 개발해 일부를 민간에 매각했다.

경실련은 SH가 밝힌 평균 조성원가(3.3㎡당 1010만 원)를 인용, SH가 민간에 판 택지 원가가 8조7679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택지 매각으로 SH가 총 5조4684억 원(3.3㎡당 630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뜻이다.

조성원가와 판매가 간 차이가 가장 큰 택지지구는 문정지구였다. SH는 문정지구를 조성하는 데 들인 원가는 3.3㎡당 1734만 원인데 판매가는 2858만 원이었다. 그 차익이 3.3㎡당 1734만 원, 문정지구 전체에선 6393억 원에 이른다.

경실련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 등도 공공주택의 자산을 시세보다 낮게 평가하고 부채 핑계를 대며 땅을 매각하고, 본업인 공공주택 사업에 소극적"이라며 "만일 (택지를) 팔지 않고 보유했다면 값싸고 질 좋은 장기공공주택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었고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SH가 민간에 판매한 택지에 세운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그 토지 가치도 올라가고 있어서다.

SH가 택지를 매각하지 않고 공공주택을 지었으면 그 가치가 공공 몫이 됐으리란 게 경실련 논리다. 경실련은 SH 공사가 매각한 공공택지의 현재 가치를 3.3㎡당 평균 4340만 원, 총 28조9000원 원으로 추산했다. 민간에 판매했던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경실련이 "SH가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공공이 보유했다면 서울시민 자산은 5배 늘어났을 것"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실제 SH가 3.3㎡당 1754만 원에 팔았던 마곡13단지는 현재 3800만 원을 호가한다. 건축비와 용적률을 반영한 현재 토지 가치는 7300만 원에 이른다. 경실련은 민간 매각가가 1465만 원이었던 세곡2지구 2블록의 현재 토지 가치를 1억70만 원으로 추산했다.

경실련은 "신도시와 국공유지 등은 공공주택을 직접 개발하거나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형태로 공급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단위: 만 원/3.3㎡. 자료 제공=경제정의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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