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KT&G 등 왕년 잘나갔던 제품들 되살아나… "주력 소비층 MZ세대로 교체"
옛 상품들이 '부활'하고 있다. 레트로 열풍이 기성세대에는 추억과 향수를, 밀레니얼 세대에는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대에 어필하자 업계는 과거 단종됐던 제품을 속속 재출시하고 나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레트로피아'(레트로+유토피아) 바람이 거세졌고, 주력 소비층이 밀레니얼 세대로 교체되면서 한때 인기를 얻었던 상품들이 다시 깨어나는 '부활 마케팅'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소풍 필수템'으로 알려진 미니사이즈 탄산음료 '뿌요소다'를 16년 만에 재출시했다. 뿌요소다는 1998년 출시된 뿌요소다는 업계 최초로 아이들이 손에 쥐고 마실 수 있는 소형 페트병(245㎖)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출시 초기 한 달 만에 650만 병이 팔려나갔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나, '깜찍이 소다', '쿠우 음료수' 등 후발주자들이 가세하면서 점차 판매량이 감소하자 2006년 완전히 단종됐다.
돌아온 뿌요소다는 ‘오렌지’, ‘파인애플’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된다. 상큼하게 느껴지는 과일 향과 입안 가득 터지는 탄산의 청량감이 특징이다. 스쿨존의 식품 버전인 그린푸드존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당 함량과 열량을 낮추었다. 온 가족이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제품은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다.
KT&G는 최근 추억의 담배 ‘88라이트’의 타르, 니코티 함량을 확 낮춰 ‘88리턴즈’로 10년 만에 재출시했다. 서울 88올림픽을 앞두고 출시됐던 1987년 88라이트는 타르 8.5㎎, 니코틴 0.9㎎으로 현재 판매되는 담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니코틴, 고타르 제품이었다. 하지만 담배시장에 저타르, 저니코틴 바람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독했던 88리턴즈도 시장에서 2011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돌아온 88리턴즈는 타르를 기존 제품의 절반 이하인 3.0㎎, 니코틴은 0.3㎎까지 줄였다. KT&G 제품 중 '레종 블루'와 비슷한 수준이다. KT&G 측은 “많은 사랑을 받은 88 브랜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88리턴즈를 선보인다”라며 “본격적으로 출시 후 시장 반응을 지속 모니터링해 뉴트로 담배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2000년대 초 특유 바삭한 식감으로 인기를 누리던 오리온의 '와클'도 15년 만에 재출시됐다. 와클은 ‘프레첼’을 한입 크기의 미니 사이즈로 재해석해 20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판매됐던 제품이다. 깨물었을 때 입안에서 '와그작' 소리와 함께 부서지는 독특한 식감으로 와클이란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소비자 재출시 요청만 150여 건을 넘어 재출시를 결정했다고 오리온 측은 설명했다.
재단장한 와클은 크림어니언맛 시즈닝을 이용해 추억 속 ‘어니언바게트맛’을 그대로 구현하는 동시에 먹을수록 당기는 단짠 맛의 매력을 한층 높였다. 이와 함께 빵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반죽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바게트 빵의 고소함과 특유의 크런치한 식감도 업그레이드됐다.
추억의 ‘피시버거’도 13년 만에 돌아왔다. 한국맥도날드는 오랜 시간 필레 오 피쉬를 그리워해 온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응답해 13년 만에 재출시를 결정하고 이달부터 상시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 ‘필레 오 피쉬’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국내 QSR 업계 최초로 해양생태계 보호 인증(MSC, Marine Stewardship Council·해양관리협의회)을 받은 100% 자연산 알래스카 폴락 패티가 사용된다. MSC 인증은 어종과 서식지 등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업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해 부여하는 국제 인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