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직 인수 통해 IT 부문 경쟁력 강화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미국 IT 기업 글로벌로직을 96억 달러(약 10조8500억 원)에 인수한다고 3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인수액으로는 일본 전자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회사는 오는 7월까지 기존 주주로부터 모든 주식을 인수하고 미국 IT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히타치글로벌디지털홀딩스 산하에 글로벌로직을 편입시킬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로직 지분 구조는 캐나다공적연금(CPPIB)과 스위스 주요 펀드 등이 45%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회사 경영진이 갖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 강점을 둔 히타치는 이번 인수를 통해 IT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타치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히타치의 IT 사업 부문 매출은 1조9700억 엔이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다.
문제는 해외 진출이었다. 그룹 전체 매출의 5분의 1을 해외가 차지하고 있으나 모두 엘리베이터, 철도 등 하드웨어 중심이다. IT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30% 정도다. 히타치는 소프트웨어의 해외 진출을 위해 올해 중기 경영계획으로 1조 엔 정도를 IT 분야 인수합병(M&A)에 투입할 의향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로직은 2000년에 설립된 신생업체로 디지털전환(DX) 추진 기업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와 스웨덴 완성차 업체 볼보 등 다양한 업종에서 400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 세계 14개국에 2만 명 직원을 두고 있다.
히타치는 최근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스위스 ABB 전력망 사업부문을 7000억 엔에 인수했다. 재생에너지 붐과 함께 성장하는 전력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회사는 이와 함께 비핵심 사업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히타치화학을 매각했으며 히타치철강 역시 매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