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부문서 수익성 입증”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 육군에 홀로렌즈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해당 계약을 통해 MS는 미국 육군에 최대 10년간 12만 개 이상의 AR 헤드셋을 공급하게 된다. 실질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최대 5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붙었다. 공급계약 규모는 218억8000만 달러(약 24조7900억 원)에 이른다.
MS가 개발한 홀로렌즈 헤드셋의 가격은 개당 3500달러다. 이 헤드셋은 MS가 자체 개발한 통합 비주얼 증강 시스템(IVAS)이 적용됐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기반으로 작동된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실제 환경과 컴퓨터가 보여주는 홀로그램 영상이 겹쳐 보이게 된다. 이용자는 목소리나 손동작으로 프로그램을 제어할 수 있다. 지도와 나침반이 눈앞에 보이며, 열 화상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적군을 식별할 수 있다.
앞서 MS는 2018년 IVAS를 적용한 시제품을 미군에 총 4억8000만 달러에 제공했으며 이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방부와 함께 AR 단말기를 활용한 군사 훈련에 대해 논의해왔다. 이에 같은 해 업계 1위인 아마존을 제치고 국방부와 10년간 100억 달러에 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MS 관계자는 “이 헤드셋이 군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군인들의 상황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고 또 다양한 시나리오상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 육군은 성명을 통해 “병사들이 전투와 예행연습, 훈련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MS가 이번 계약으로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 등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수년간 연구해온 미래 기술의 수익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첨단 기술이 전쟁에 활용되는 것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육군과의 공급 계약 체결 직후 공개서한을 통해 “우리는 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사인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기술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민주주의 국가의 기술 제공 요구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원칙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미 육군도 “신기술이 적을 겨냥하고 민간인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