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비용 상승을 이유로 기존에 적용하던 할인율 1년간 철회키로
“할인율 적용 철회는 사실상 가격인상 방침”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3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차량용을 포함해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TSMC는 이미 올해 280억 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자본지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요 급증으로 인해 산업 전반에 차질이 발생하자 고객사와 협력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회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고급 반도체 기술과 제조 연구·개발(R&D) 역량을 늘리기 위해 향후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고객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TSMC는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 등 주요 IT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도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반도체 팹은 지난 12개월간 100%의 가동률을 유지해오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초부터 1년간 웨이퍼 가격 인하를 유예하면서 수천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둘 이상의 신규 팹을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TMSC는 올해 최대 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대만에만 5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TSMC는 이러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최근 고객사에 제공했던 할인을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제조비용 상승을 이유로 고객사들에 2021년 말 수주 물량부터는 할인 적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2월 31일부터 1년간 수주한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의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TSMC의 주력사업인 파운드리는 고객이 대량으로 주문할 경우 일정 비율의 할인율을 적용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고객사 모두 대량으로 주문하는 만큼 할인율 적용 중단은 곧 가격 인상인 셈이다. 이 같은 파운드리 업체의 가격인상은 곧 다른 제품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하자 TMSC와 UMC 등 대만업체들은 이미 고객들이 긴급 주문을 할 경우 10% 정도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오고 있으며, 미국 인텔도 최근 반도체 사업에 200억 달러 투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