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1조5178억 원…스마트폰 철수 손실은 2분기에 반영
LG전자가 올해 1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주력하고 있는 가전과 TV 사업에서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수익성을 극대화한 영향이다. 전장 사업 역시 흑자전환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매출액 18조 8057억 원, 영업이익 1조 517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분기 사상 역대 최대다. 특히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2009년 2분기(1조 2438억 원)의 기록을 12년 만에 깼다.
전년 동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2%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0.1%, 144.4% 늘었다.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액 18조 원과 영업이익 1조3000억 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전과 TV 사업부가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 원, 영업이익 8000억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H&A(가전) 사업본부에선 위생, 건강과 관련한 신가전 판매가 견조했다.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인 ‘오브제 컬렉션’, 스팀가전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평균판매가격(ASP)도 대체로 상승했다.
HE(TV) 사업본부의 경우 OLED TV 및 대형 UHD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 증가로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올해 들어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TV 세트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지만, OLED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VS(전장) 사업본부에선 적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셧다운 됐던 고객사 사업이 재개되며 수요 회복이 이뤄졌고, 수주를 받았던 물량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를 전장 사업본부의 흑자전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사업 철수를 발표한 MC(스마트폰) 사업부에선 적자가 심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중국 경쟁사들의 보급형 휴대폰 시장 공략에 따라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였다.
2분기엔 가전과 TV 사업부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 사업의 흑자전환 속도도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월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출범도 앞두고 있다.
MC사업본부 철수에 따른 회계적 손실도 2분기에 반영된다. 공식적인 사업 철수 날짜가 7월 31일이고, 스마트폰 생산을 5월까지 이어가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MC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액(5조2200억 원) 수준의 전사 매출액 감소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MC사업본부가 매년 8000억~1조 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내왔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은 감소하되 영업이익은 늘어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박강호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MC 사업의 적자 해소를 통해 AI(인공지능), IoT, 로봇 등 미래의 성장분야에 R&D 투자를 집중하고, 전 사업의 기술 및 통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향후에 전기자동차는 위탁생산 비중이 높아지며, 통합 형태의 수주 형태가 주축인 점을 감안하면 LG전자의 VS 사업본부 매출 증가는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