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째 순위로 올리느냐 관건
수출입은행도 다음 달 ‘재도전’
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2월과 3월에 각각 만료됐지만, 후임 선임과정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2월 기자간담회에서 “3월 중 복수의 후보를 (임명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에) 제청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아직까지 금융위에 사외이사 후보를 제청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공석인 사외이사 두 자리 중 하나는 노조 몫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지난 2월 후보군 추천을 마무리한 상태다. 다만, 기은은 아직 금융위에 후보들을 제청하지 않았다.
선임 작업이 지체되자 기은에서 금융권 최초로 노조 추천 이사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린 데다 노조 추천 이사 선임이 무산되면 노조가 반발할 수 있는 점을 의식해 사측이 후보 추천을 4·7 재보선 뒤로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 매체에서 윤종원 행장이 노조추천이사제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은 노조는 이번에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사외이사 2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데다 윤 행장이 취임 당시 ‘노조 추천 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노조와 약속했기 때문이다.
기은 노조는 2019년 3월에도 노조 추천 이사 선임을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하지만 윤 행장이 노조 추천 이사를 후보군에 포함해 제청하더라도 몇 번째 순위로 올리느냐에 따라 금융위 최종 문턱에서 걸러지며 결국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난해 수출입은행 사례를 보면 노조 추천 후보가 포함됐으나 후순위로 제청돼 결국 선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교체를 앞둔 수은은 기업은행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은은 나명현 사외이사의 3년 임기가 다음 달 31일 끝남에 따라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수은 노조는 추천위에 추천할 인사를 물색 중이다. 노조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 재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수은 노조는 지난해 1월 사외이사 2명을 채우는 과정에서 외부인사를 추천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방문규 수은 행장은 사측 추천 3명과 노조 추천 1명 등 4명을 기획재정부에 제청했다. 수은 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면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