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신사옥 앞, 뿔난 트럭이 아닌 꽃 트럭이 도착했다.
넷마블 게임 세븐나이츠 유저들은 개발ㆍ운영진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9일 트럭을 보냈다. 세븐나이츠 팀 목걸이 색깔과 동일한 보라색 트럭에는 세븐나이츠 7주년을 축하하는 배너와 현수막이 함께했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유기농 쿠키, 과일 110인분과 기념 텀블러가 세븐나이츠 팀에 전달됐다.
점심을 마치고 온 낮 2시, 세븐나이츠 팀은 트럭 주변으로 모였다. 트럭 앞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용사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남겨주세요’라는 보드 앞을 서성이는 이들도 있었다. “뭐라고 써야 해요?”, “그냥 열심히 하겠다고 해야지”라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유저들에게 메시지를 적어 내려갔다. 화가 난 트럭이 아닌 감사 트럭이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는 이들도 속속 등장했다.
CM(커뮤니티 마스터) 스파이크가 등장하자 박수와 웃음이 함께 터져 나왔다. “스파이크님 오신다”, “그저 빛”이라 농담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세븐나이츠 유저들이 꽃 트럭을 보내게 된 데는 CM스파이크의 공이 컸다.
CM스파이크는 지난 2월 세븐나이츠 팀에 합류했다. 평일 새벽, 주말을 가리지 않고 세븐나이츠 공식 카페에서 유저들과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달간 CM스파이크가 단 댓글이 약 2000개에 가깝다.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CM스파이크님한테 잘하자 마지막일 수도 있어’라는 글이 올라오다, 지난달 27일 감사를 전하기 위해 커피 트럭을 모금하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모금을 주도한 길드 마스터 중 한 명인 ‘공작화’는 이날 “유저들이 버그가 있다고 하면 확인하고 일주일 안에 고치거나, 업데이트가 별로라고 하면 운영진 입장에서 방향성을 설명해주는 게 인상적이었다”라며 “그전에는 일방적인 소통을 했다면, 쌍방 교류를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작화는 7년째 세븐나이츠를 플레이하고 있다. 커피 트럭을 보내는 데 필요한 금액이 다 찰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모자란 금액은 기획자들이 채워 넣으려던 찰나, 오히려 모금액이 초과하는 상황이 생겼다. 커피에서 과일이, 쿠키가 추가됐다. 기념 텀블러를 만들었는데도 금액이 남아 CM스파이크에게 커피 쿠폰을 전달했다.
공작화는 “게임사는 이익을 추구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익만이 아닌 즐거움을 느끼고 편안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세븐나이츠가 이 정도로만 하면 10년도 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최근 게임사들을 향하는 트럭들이 많아지고 있다. 세븐나이츠 유저들은 이 같은 상황 속에 유저와의 소통을 확대한 세븐나이츠 개발ㆍ운영진에게 감사 트럭을 보냈다. 세븐나이츠가 선례로 남아 게임사에 좋은 문화로 정착됐으면 한다는 것.
실제 이날 커피 트럭을 살펴보는 넷마블 다른 팀의 반응도 우호적이었다. 트럭을 살펴보다 “아 세나(세븐나이츠) 잘하는가 보네”, “아 이 트럭이 그 트럭이구나”라고 감탄하고 지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건물 내부에서 트럭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CM스파이크 역시 “다른 팀들도, 우리 팀 내부적으로도 이런 거로 커피 트럭을 받아야겠다고 굉장히 반응이 좋다”라며 “세븐나이츠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돼 텐션이 늘어지거나 목표를 잃기도 했는데 좋은 자극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댓글을 많이 달곤 하지만, 유저와의 대화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게임에 반영하는 것까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본인 또한 한 명의 유저인 만큼 유저들과의 대화가 일이 아닌 소통이라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