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약국’ 수출 중단에 글로벌 코로나19 대응 타격 우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당분간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감염 확산으로 렘데시비르 수요가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제조업체에 공급을 늘리도록 요청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인도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 명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서고 연일 사상 최대치 기록을 깰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이날 확인된 24시간 동안의 신규 감염자 수는 역대 최다인 15만2879명을 기록했다. 인도는 최근 7일 중 6차례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상업도시 뭄바이가 있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수도 뉴델리에서는 이달 말까지 야간 외출 금지령 등이 발령됐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인도 정부는 백신에 이어 치료제 수출을 중단, 국내 수요에 우선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한 대형 병원 밖에서는 렘데시비르를 사기 위한 줄이 1㎞나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인도가 ‘세계의 약국’이라 불릴 정도로 글로벌 의약품 공급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 보건부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인도 기업 7개사가 복제약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의 렘데시비르 생산량은 한 달에 약 390만 정으로 알려졌으며, 100개국 이상에 이를 수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정부가 백신에 이어 치료제까지 수출을 중단하면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와의 전쟁도 그만큼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인도는 지난달 25일에도 국내 수요 우선 충족을 위해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외무부 웹사이트에서도 인도의 백신 수출은 지난달 18일 이후 멈춰있는 것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