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편의점에도 살 수 있는데…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를 도입해 '서울형 상생 방역'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방역을 위해 신속 진단 키트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방역 전문가들은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는 유전자를 증폭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 검사 방식과 달리 신속하게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제품이다. 대부분 항원 검사 방식으로, PCR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 때문에 국내에서는 응급실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전문가용으로 허가받은 제품만 사용되고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 해외 일부 국가에서 자가 검사용 승인을 받아 수출하는 업체도 있지만, 이 키트들도 원래는 자가검사용이 아닌 전문가용 제품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자가 진단 키트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다. 독일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영국 등 6개국에서는 자가 진단 키트가 보편화돼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영국은 학교, 보육시설 근무자, 학생, 학생 동거자, 재택근무 불가능한 자 등에게 일주일에 2회분의 자가 진단 키트를 지급한다.
체코는 10인 이상 모든 직장인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하도록 의무화했다. 오스트리아는 15세 이상 조건을 갖춘 국민에게 매달 1인당 5개씩 보급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에서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 대부분 락다운(Lock down) 규제를 이어가고 있고, 신규 확진자도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독일의 경우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달 18일까지 현재의 이동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12일 기준 지난 7일간 평균 신규확진자 수가 1만7471명이 나왔다. 체코의 경우 저학년이 등교를 시작하는 등 조금씩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고 있으나, 여전히 지난 7일간 평균 신규 확진자가 3909명이었다. 영국은 최근 락다운을 해제하고 다시 상점을 여는 등 활기를 되찾았으나 여전히 12일 기준 일일 확진자 수가 2293명에 달한다.
한편, 노래방 등 자영업 현장에서 자가 진단 키트를 도입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은 노선을 선회해 학교 등 교육 현장에 우선적으로 진단 키트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또 안전성 논란이 커지자 13일에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서울형 상생 방역, ‘자가진단키트’에 대해 안타까운 오해가 있어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며 “키트를 쓰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무증상과 경증 감염을 빠르게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세훈 시장은 "분명 자가 진단 키트는 많은 곳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이고, 시민들에게 안심을 심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스스로도 감염을 자각하지 못했던 무증상자들이 많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