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예비 심사를 청구한 가운데 장외시장에서 5주 최고가를 기록해 시가총액이 35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큰 액수로, 일부에서는 과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심사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서게 된다. 업계는 이르면 오는 7월께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장외시황에서 카카오뱅크는 5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3500원(4.19%) 상승한 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35조4658억 원이다. 이는 같은 날 종가 기준 KB금융(21조9131억 원)보다 61.84% 높고, 신한지주(19조625억 원)보다는 86.05%나 많은 수치다.
주가 변동 폭이 큰 것은 상장 기대감과 함께 유통 물량 자체가 워낙 적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뱅크 소액 주주 지분율은 1.32%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주 1707명이 539만여 주를 나눠 들고 있다. 주요 주주는 카카오(31.78%),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7.10%), 국민은행(9.35%) 등이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이전까지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 상장 시 시가총액이 10조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공모 시가총액 10조 원(주당 2만4531원)과 증자 비율 20%를 전망했다. 지난해 9월 IB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상장 시가총액을 12조 원으로 가정했다.
실제 최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 주당 20만 원에 거래됐지만, 상장 둘째 날 급락해 14만 원대에 거래 되기도 했다.
다만, 상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공모할 경우 자본 확충으로 여신 금액 확대와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은행업 특성상 자기자본에 비례해 여신 영업을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2조7969억 원, 당기순이익 113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원화 대출금 15조 원으로 국민은행(43조5000억 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예수금 기준으로 보면 23조 원을 기록해 200조 원대인 시중 4대 은행보다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차이는 카카오뱅크 자본이 다른 은행과 비교해 10%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망 기업에 미리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 주가가 과열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다수의 기관 등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호예수 기간에 따라 오버행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