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갑질논란' 이후 주가 3분의 1 토막···매일유업은 시총 1.75배↑

입력 2021-04-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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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 사진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이 지난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갖가지 논란이 이어지며 지금까지 8년여간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시가총액은 4600억 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 기준 이 회사 보통주와 우선주(남양유업우)의 시가총액 합계는 26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말(7209억 원)보다 무려 63.67%(4590억 원)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남양유업 보통주 주가는 94만2000원(2012년 12월28일 종가)에서 32만6500원(16일 현재)으로 65.3% 떨어졌다.

이 기같은 실적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2년 1조3650억 원에서 지난해 9489억 원으로 30.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 원에서 771억 원 적자로, 순이익은 610억 원에서 535억 원 적자로 전락했다.

라이벌인 매일유업과 비교하면 남양유업의 주가와 실적 하락폭은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2012년 말 4188억 원에서 16일 현재 6000억 원으로 43.3% 늘었다. 2017년 매일유업과 분할된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시가총액까지 더하면 매일유업은 시총이 1.75배로 불어났다.

실적 면에서도 매일유업은 작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조6461억 원, 865억 원, 577억 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각각 36.44%, 225.56%, 179.72% 급성장했다.

지난 2012년만 하더라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모두 남양유업이 앞섰지만 지난 해에는 모두 매일유업이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통가가 직격탄을 맡으며 남양유업의 매출액이 7.95% 줄었지만, 오히려 매일유업의 매출액은 5.01% 늘면서 격차가 커진 모습이다.

이처럼 남양유업의 실적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갑질논란 이후 온라인 등에서 꾸준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남양유업의 제조자명을 교묘히 감춘 상품들의 인증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해만 해도 홍원식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에도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발효유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됐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남양유업의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면서 이 회사 ESG 등급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기업 ESG 등급 평가 결과 남양유업의 작년 기준 ESG 통합등급은 '보통' 수준인 B로 나타났다.

B등급은 통상 '코스피 200 ESG' 등 거래소가 ESG 등급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ESG 지수 5종에서 제외된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 등 부정적 이슈가 통상 기소 등 사법처리 단계까지 가면 ESG 등급 평가에 반드시 반영된다"며 "사안에 따라서는 사법처리 이전 단계에도 소비자 등의 뚜렷한 피해와 같은 사회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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