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현재 공정이 30%가 넘게 진행되고 있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중단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선거 유세 기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광화문광장 사업에 대해 "시장 권한대행이 시작해선 안 됐을 사업"이라며 "정당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약 800억 원을 투입, 광장 동쪽인 주한 미국대사관 앞 도로를 넓히고 서쪽 차로는 보행로로 만들어 광장을 넓히는 사업이다. 세부적으로는 광화문광장 서측 편도 6차선 도로를 광장으로 확장하고, 광장 동측 도로만 남기겠다는 게 핵심이다. 3월부터는 서쪽 차로가 폐쇄되고, 동쪽 차로의 통행만 허용되면서 교통 정체 문제가 재차 불거지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광화문광장 공사 공정률은 31%로 이미 약 250억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14일 방송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올해 공사 예산 680억 원 중 250억 원이 이미 집행됐고 원상복귀에도 150억 원 이상이 든다"며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큰 혼란을 부르는 만큼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전 즉각 중단을 언급하던 오 시장은 현재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주택 부문 업무보고 자리에서 현재 공사 진행 상황 등 공정에 대해 보고를 받고 "앞으로 집중적으로 2~3개월 동안 충분한 문제 제기들에 대해서 대안을 마련해 별도로 자세히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지금 당장 진행 중인 공사를 멈추라는 뉘앙스의 지시는 따로 없었지만, 더 깊고 자세하게 살펴본 뒤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일단은 유보 자세를 취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전면 폐기보다는 수정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오 시장도 취임 직후 8일 서울시 간부들과 상견 자리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10년 전 자신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전임 시장께서 오셔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