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클럽들이 한 리그에 모여 경쟁을 펼치는 '유럽 슈퍼리그(ESL)' 창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빅클럽이 같은 리그에 속해 우승을 겨루는 방식인데, 유럽축구연맹(UEFA) 등의 반발이 거세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12개 구단은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새로운 주중 대회인 슈퍼리그 창설에 동의했다"며 "새로운 리그와 축구계 전반에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UEFA, FIFA와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AC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빅 6'인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등 12개 구단이 ESL 창설에 동의했다.
UEFA가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이 아닌 별도의 유럽 리그를 만들자는 게 ESL의 기본 아이디어였다. ESL은 리그 창립 멤버가 주관하는데, 12개 구단에 추후 3개 구단이 추가로 합류할 경우 15개 구단이 창립 멤버가 된다. 초대 회장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맡는다.
15개의 창립 구단과 직전 시즌 성적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는 5개 구단을 포함해 총 20개 구단이 리그에서 경기를 펼친다. 각국 정규리그와는 별개로 주중에 치러지며 8월부터 10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친다. 각 조의 상위 3개 팀이 자동으로 8강에 진출하고, 4위와 5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8강 진출 팀을 가린다. 결승전은 5월 중립 구장에서 단판으로 치러진다.
성명을 낸 12개 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유럽 축구 경제의 불안정성이 가속됐다"며 "팬데믹은 유럽 축구의 이익을 지키고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비전과 지속 가능한 상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즉 ESL이 대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꾸준히 창출할 새로운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각국 축구협회, 리그 사무국 등은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UEFA는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 축구협회와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과 함께 성명을 내고 "(슈퍼리그)는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며 "대회가 창설된다면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연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UEFA 등은 "이 사태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할 것이다. 축구는 개방된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FIFA와 6개 대륙연맹이 발표했듯,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국내외 리그나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될 수 있다. 또 해당 구단에 속한 선수들은 자국 국가대표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