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2월 사상 최고치 찍고 5% 이상 하락
수도 뉴델리, 일주일간 봉쇄 돌입
영국 총리, 인도 방문 전격 취소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는 이달 들어 약 3%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모니터링하는 신흥국 24개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이다. 루피화 가치가 떨어지면 인도 기업의 재정 문제를 악화시키고, 통화완화 정책 등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인도증시 벤치마크 센섹스지수도 2월 사상 최고치를 찍고 나서 지금까지 5% 이상 하락하는 등 활기를 잃었다.
이는 올해 1~3월 루피화 가치가 1%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신흥국 통화 중 유일한 상승세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일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1.5%에서 12.5%로 1%포인트나 올려잡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등의 보급 확대로 경제가 큰 폭으로 회복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보통 코로나19 증상은 기침과 인후통, 근육통과 발열인데 최근 인도 확진자들은 메스꺼움과 충혈, 두통 등을 호소하는 등의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증세도 다르지만 젊은 층이 더 감염된다는 것도 이중 변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자 인도 정부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수도 뉴델리 봉쇄에 돌입했고 급기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6일로 예정됐던 인도 방문을 전격 취소했으며, 인도를 입국 금지 대상인 ‘적색 국가 명단’에 올렸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인도 보건 시스템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데다, 백신 물량 확보도 어려움을 겪자 시장에서는 인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중단하고 내달 1일부터 18세 이상의 자국민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이달 초 1분기에 최대 1조 루피(약 15조 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양적완화를 공식화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