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가 음악 분야를 넘어 전방위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전통문화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상품화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문화 브랜드 ‘취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미들스튜디오도 이 같은 움직임을 이끄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다.
창업자인 김은비 미들스튜디오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전통문화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전통이라는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다.
김 대표는 22일 서울시 종로구 본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키우는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품격화= 그는 무엇보다 전통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한다.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전통 디자인이 가치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김은비 대표는 “우리 전통문화를 다른 국가에서 자기 문화로 포장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많다”며 “미들스튜디오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것은 전통 공예의 재해석을 통한 현대화 브랜드 기획이며, 비슷한 기업들 사이에선 선두주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공예를 알리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대표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전통 공예 제품이 요즘 세대 사람들에게 사고 싶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명인ㆍ장인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들스튜디오는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의 경험을 기반으로 전통문화 브랜드 취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취 프로젝트는 ‘우리의 것들이 현대인의 삶에서 다시 그 쓰임을 다하게 하자’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 문화의 잊혀 가는 가치를 다시 찾는 일을 한다. 미들스튜디오는 전국에 숨어있는 전통 공예 장인을 발굴해 협업 제품을 만들고,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들어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오고 있다.
김 대표는 “취 프로젝트의 ‘취’의 의미는 ‘전통에 흠뻑 취하다’라는 뜻이 있다”며 “많은 사람이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빠져들게 하기 위한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 전통 체험의 상품화, 전문 문화 재해석 자체 상표로 글로벌 커머셜 목표= 매듭장ㆍ자수장과 협업한 취 프로젝트의 DIY(DO It Yourself, 손수제작) 키트라인은 미들스튜디오의 장인 협업 첫 작품이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말총 공예장인과 협업한 마미체 차 거름망과 커피 필터 라인 △대나무 공예 장인과 협업한 대나무 디퓨저 홀더 등 대표 제품이 이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전통문화를 재해석한 제품도 선보였다. 대표적인 제품이 전통 황동 집게와 책갈피다. 취 프로젝트는 전통 고가구에 사용되던 장석을 집게와 책갈피로 개발했다.
또한, 복주머니와 노리개를 활용해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출시한 가방과 키링, 한국 각 지역 고유의 특색을 담은 ‘한국의 향’ 시리즈 등이 있다. 한국의 향 시리즈는 바람이 불어오는 대나무 숲, 비가 내리는 대나무 숲, 오얏꽃 핀 덕수궁, 해 뜰 무렵 정동진, 물안개 머금은 하동 녹차밭 등의 명확한 콘셉트를 지닌 제품이었으며, 실제 시향 해본 느낌은 기본의 제품과 차별화된 느낌이었다. 디퓨저, 드롭퍼, 향 스프레이, 종이 방향제 등 제품도 다양했다.
김은비 대표는 “대학원 재학 시절에 인테리어 디자인 제품에 관심이 많아 소품 가게나 편집숍을 자주 찾아다녔다”며 “하지만 대부분 매장에는 북유럽이나 일본 중심의 브랜드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동 기념품 가게도 사고 싶은 한국적인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며 “한국만의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계기”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아직 전통 공예 장인 등 우리의 것을 새로이 하기 위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호소했다. 장인들이 제도적 지원 부족과 마케팅 및 판로 개척을 쉽게 할 수 없어 취프로젝트 같은 많은 사례가 나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전통 브랜드의 재해석은 전통을 적당히 잘 담아서 현대로 가져올 때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본다”며 “전통문화를 해석하는 것은 현재 트렌드처럼 다가와서 ‘전통’을 소재로 단순히 시각적인 결과물에만 집중하는 제품들이 많아져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미들스튜디오는 최대한 전통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 스토리를 현대적인 언어로 가지고 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진부하게 갖다 붙이지 않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가치를 부여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로 보였다. 취 프로젝트의 현재 판매량 중 90%는 자사 몰과 스마트스토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100개 정도의 온ㆍ오프라인 입점사에 입점해 위탁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 가격대는 취 프로젝트의 제품은 일반적인 ‘공예 작품’의 가격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한 6000원~20만 원으로 구성됐다.
대량 생산보단 아직 주문형 생산이 적합한 만큼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에서 반응을 보기도 한다. 취 프로젝트의 신제품은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제일 먼저 출시하고 있으며, 펀딩이 끝난 후 자사 몰과 각종 유통사로 입점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김은비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은 2월에 부산 매장(지점)을 오픈했으며 1년에 2회 정도 고객을 직접 접객할 수 있는 디자인, 공예 핸드메이드 분야의 페어에 나가 전시를 연다”며 “브랜드 가치가 더 알려지면 추가적인 오프라인 매장도 입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들스튜디오의 앞으로 목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우선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이다. 해당 국가들은 한류 콘텐츠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곳으로 꼽힌다. 1차 목표는 자체 브랜드 알리기지만 플랫폼 구축을 통해 미들스튜디오처럼 전통 브랜드의 재가치 창출하는 업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 창구로 동반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