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정부 주도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혜 기업 찾기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23일(현지시간) VN지수는 장중 1220선에서 거래 중인데, 앞서 20일에는 장중 최고 1286.32까지 오르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HANOI지수도 300포인트에 근접했다.
베트남 증시 상승세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기인한다. 코로나19가 효과적으로 통제되면서 내수 생산·경제활동이 빠르게 회복했고, 정부의 재정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어서다.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MSCI는 외국인 지분제한, 시장자유화를 이유로 베트남 증시를 와치리스트에 등재하지 않았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 외국인 투자유치 기조와 2021년 시행된 증권법 개정안을 감안해 편입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세안 지역의 신규 패권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 강세로 이어졌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구조정 성장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도심 지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 인프라 구축 △주거 환경 개선 △지역 관리 주체 단일화 등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한국형 도시개발 계획을 모델로 두고,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한국 정부는 인구 밀집도 상승에 따른 주택난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을 시행한 바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하는 방식이다.
베트남 정부는 호치민시 내의 투득군 지역을 분리시켜 투득 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투득군, 2군, 9군을 통합한 투득(Tuc Duc) 동부혁신도시(이하 투득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치민 인민위원회는 투득 신도시를 2020~2022년 도시 구축 단계, 2023~2030년 시행 단계, 2030~2040년 완료 단계 등 총 3단계로 구분해 개발할 계획이다.
투득시의 개발 계획은 과거 강남 성장 과정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040년까지 △순환도로 및 대교 건설 △아파트 공급 확대 △교육 특구 설립 △상업 허브 구축 등을 통한 도시화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남 성장 당시 한국 주식시장의 주도 업종은 건설, 은행, 소재 등이 었다"며 "이는 아파트 건설 붐과 대출 증가에 기인하며, 베트남에서도 이번 신도시 개발 추진으로 유사한 업종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수혜 기업으로 부동산 개발 기업(VHM, NLG, KDH, DXG, DIG), 프로젝트 참여 건설사(CTD, HBC), 프로젝트 자금 조달 은행(VCB, MBB), 산업재 관련 기업(HPG, HSG, NKG, HT1, BMP) 등을 꼽았다.
그는 "호치민시 개발은 토지보상이 지연되면서 한국보다는 느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달 투득시 행정부인 '투득 신도시 인민위원회'가 신설된 점에 주목하며 빈그룹, 노바랜드 등 베트남 메이저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사업 진행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