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102년 영화 역사상 첫 연기상 수상자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내의 초미 관심사는 아이삭 정 감독의 ‘미나리’다. ‘미나리’는 현재 아카데미의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그는 ‘미나리’로 총 30개가 넘는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미국배우조합상에서 마리아 바칼로바,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었다.
아카데미 예측 전문 사이트인 미국 골드더비에서도 윤여정은 압도적인 표 차로 여우조연상 후보 1위에 올랐다. 25일 현재 윤여정은 모두 5934표를 얻어 마리아 바칼로바(506)와 글렌 클로즈(426), 아만다 사이프리드(192), 올리비아 콜맨(180)을 압도적 표 차로 제쳤다. 지난 10년간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자 중 오스카상 수상에 실패한 배우가 단 한 명뿐이었던 만큼 그의 수상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몇 주 전만 해도 누군가의 경쟁으로 여겨졌지만,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걸걸한 할머니 역으로 미국배우조합상을 수상한 이후, 특히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이라는 위트 있는 소감을 말한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가장 유력한 고지에 올랐다”고 전했다.
윤여정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 국내 배우로는 최초,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가 된다. 첫 번째 아시아 배우는 1958년 제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우메키 미요시다. 그는 2007년 8월 28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다. 윤여정은 한예리와 시상식 참석을 위해 현재 LA에 있으며, 시상식에서 아이삭 리 감독과 주연 스티븐 연,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와 재회한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행사 당일 시상자로도 무대에 오른다. 남우주연상까지 받게 되면 두 번이나 무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아카데미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시상자로 초청했다.
국내 종편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앞다퉈 윤여정 특집을 편성하고 있다. 영화전문 채널 OCN은 윤여정이 출연한 작품들을 방영 중이다. 24일 밤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다큐멘터리 ‘윤스토리’에 이어 25일에는 ‘장수상회’, 26일에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내보낸다. 그외 방송사들도 '여배우들' 등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