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들 모두 직접적 백신 지원 언급은 없어
“인도는 백신 제조 확대 위해 백신 특허권 일시적 면제 요구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사실상 의료체계가 무너진 인도를 돕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다만 미국을 포함해 이들 국가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 병원 시스템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 어려움에 빠졌을 떄 인도가 지원했듯이 미국도 인도가 필요로 하는 시기에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한 뒤 지원 방침을 공개했으며 에밀리 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인 ‘코비쉴드’에 생산에 필요한 백신 원료 물질이 확인됐으며 인도에 즉각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 노동자 보호를 위한 개인 보호구(PPE), 진단키트는 물론 부족 사태를 빚는 산소 농축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미국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인도 백신 제조업체인 바이오로지컬E(Biological E Ltd)의 생산력을 2022년 말까지 최소 10억 회분으로 늘릴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제개발청(USID) 공중보건 전문가 자문팀 파견도 거론했다. 다만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자체를 인도에 제공한다는 내용은 성명에 없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도 나섰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인도의 지원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EU 차원에서 자원을 모으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도 국민과 완전한 연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팬데믹은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싸움이며 독일은 인도와 연대에 긴급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독일 현지 매체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는 이동식 산소 농축기와 같은 의료 장비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수일 내로 인도를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러시아도 의료 장비를 인도에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EU를 탈퇴한 영국도 이날 인도에 산소 농축기와 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600여 개를 1차로 보냈고 다음 주 후반 지원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25일 하루에만 34만969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날 숨진 사람도 2767명에 달했다. 사흘 새 100만 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나흘간 누적 사망자가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치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사망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치료는 물론 시신 화장도 감당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코로나19 감염 폭풍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이 속속 지원을 발표했지만, 백신 자체에 대한 지원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DW는 인도는 자국을 포함해 더 많은 국가에서 백신 제조를 늘릴 수 있도록 백신 특허에 대한 일시적인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