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날이 밝았다. 배우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25일(현지시간) 서부 시간 기준 오후 5시(한국 시각 26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로스앤젤레스(LA)의 유서 깊은 기차역인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제93회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시상식에는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그는 ‘미나리’로 총 30개가 넘는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미국배우조합상에서 마리아 바칼로바,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었다.
아카데미 예측 전문 사이트인 미국 골드더비에서도 윤여정은 압도적인 표 차로 여우조연상 후보 1위에 올랐다. 지난 10년간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자 중 오스카상 수상에 실패한 배우가 단 한 명뿐이었던 만큼 그의 수상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현지 매체들도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몇 주 전만 해도 누군가의 경쟁으로 여겨졌지만,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걸걸한 할머니 역으로 미국배우조합상을 수상한 이후, 특히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이라는 위트 있는 소감을 말한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가장 유력한 고지에 올랐다”고 전했다.
윤여정이 이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된다면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된다. 아시아 배우로는 1958년 제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번째다.
윤여정은 한예리와 시상식 참석을 위해 현재 LA에 있으며, 시상식에서 아이삭 리 감독과 주연 스티븐 연,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와 재회한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행사 당일 시상자로도 무대에 오른다. 남우주연상까지 받게 되면 두 번이나 무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아카데미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시상자로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