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만 명의 유전체(게놈)가 해독을 마쳐 초대형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이 마련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울산광역시와 26일 제4공학관(110동) N101호에서 한국인 만 명 게놈 해독 완료를 선언했다.
2015년 출범한 ‘게놈코리아 인 울산(Gemon Korea in Ulsan)’을 통해 진행된 ‘울산 만 명 게놈 프로젝트’의 완료를 기념한 것으로, 2016년 시작해 현재까지 건강인 4700명, 질환자 5300명 등 총 1만44명의 한국인 게놈 정보(Korea10K)를 수집, 해독했다. 범국민 게놈 기반 건강 연구 사업에는 현재까지 18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울산광역시와 UNIST가 주관한 만 명 게놈 프로젝트는 산ㆍ학ㆍ연ㆍ관 협력사업으로 추진됐다. 울산대학교병원, 울산병원, 울산중앙병원, 보람병원, 동강병원 등 지역 내 병원과 경상대, 경희대, 충북대, 가톨릭대, 서울대, 고려대, 한의학연구원 등 다양한 대학, 연구소, UNIST 1호 벤처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클리노믹스를 비롯한 기업들이 참여했다.
박종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게놈은 바이오산업의 반도체로, 많은 나라들이 개개인의 해독된 게놈 정보를 핵심 공공데이터로 구축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유전적 다형성을 정밀하게 지도화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만 명 게놈프로젝트는 두 가지의 큰 사업성과를 거뒀다.
‘한국인 만 명의 게놈 정보(Korea10K)’와 ‘국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팅 분석 인프라 구축’이다.
Korea10K는 한국인의 표준 유전자 변이정보 데이터베이스로서 차세대 게놈 사업의 핵심인 ‘다중오믹스 빅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어 가치가 크다. 이번 사업에서는 혈액, 타액 등을 통해 수집된 게놈, 전사체, 외유전체 등 오믹스 정보와 건강검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정보 등이 종합적으로 구축됐다. 이 데이터는 통합 분석을 통해 특정 질병의 원인에 대한 변화를 찾는 ‘다중오믹스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 한층 더 정밀한 유전적 질환 분석이 가능해질 수 있다.
1만 명 게놈 분석을 위한 고성능 인프라 구축도 큰 성과다.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수년간 대량의 게놈 정보 분석을 위해 초고성능, 고집적 연산 전자장비와 대용량 저장 공간을 구축해왔다. 빅데이터의 효율적 분석을 위한 자체 기술력 향상도 이어져,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천 명의 전장 게놈 기초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UNIST 연구진은 2020년 5월 한국인 1000명 게놈에 대한 분석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1000명 게놈 분석 데이터는 영국 MRC센터, 케임브리지, UC버클리, UCLA, 서울대, 연세대 의대, KAIST 등 국내외 23개 연구기관에 분양돼 연구에 활용 중이며, Korea10K 또한 곧 게놈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상용화 연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용훈 총장은 “만 명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 인프라와 노하우는 바이오헬스 분야의 혁신적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신약개발 등 첨단 바이오 분야를 선도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