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 출신" 우려 시선도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태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새 수장 자리에 오른 김현준 신임 사장이 챙겨야 할 현안은 산적하다.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의혹 사태 여파에 따른 조직 혁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는 5월 중 LH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LH 혁신안에는 조직 개편, 업무 분할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만 명 규모의 공룡 조직인 LH가 조직 개편을 통해 여러 개로 쪼개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이후 조직 내부를 수습해야 하는 게 김 신임 사장의 몫이다. 조직 개편이 이뤄지거나 업무 분할이 이뤄지면 거기에 맞춰 조직을 다시 재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이 늦춰지면 정부의 공공 정비사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정부의 공공 주도 주택 공급을 직접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 LH이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들의 투기 근절 문제 해결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도 김 신임 사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LH에 대한 국민 불신이 깊어지면서 국민 동의를 필요로하는 공공 정비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일정을 발표했지만, 토지 보상 문제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 신임 사장은 LH 조직 개혁과 혁신을 위해 'LH 혁신위원회'와 'LH 혁신추진단' 설치 계획을 밝혔다. 혁신위원회는 학계·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직이며, 혁신추진단은 실무 전담 조직이다.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들 조직은 LH 내부 문제점을 진단해 개혁하고 혁신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김 신임 사장이 부동산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모르면 부동산 투기가 뭔지도 제대로 모를 텐데, LH 내·외부에 산적한 현안들을 잘 풀어갈지 의문"이라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는 LH의 투기 근절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라는 의미로 김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록 전문성에서 부족할지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 업무 영역에 대한 분할 등 정부의 방침대로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