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8조4942억 원…D램 수요 늘어나고 낸드 시황도 좋아져
SK하이닉스가 계절적 비수기에도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 초 반도체 시장 업황이 좋아지면서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또, 주요 제품의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원가 경쟁력도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으로 내년 시설투자 일부를 올해로 당겨오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8조4942억 원, 영업이익 1조3244억 원, 순이익 9926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66%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7%, 37%씩 증가했다.
D램은 모바일, PC, 그래픽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그 결과 전 분기 대비 제품 출하량이 4% 증가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에 들어가는 고용량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2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장비 관련 배송 기간이나 수급 상황을 고려해 내년 시설투자 일부를 올해로 당기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특히 배송기간이 긴 장비를 대상으로 1분기 말에 이미 주문 준비를 완료했고, 상대적으로 납기가 아주 급하지 않은 장비는 시장 상황 보며 2분기 말 정도에 추가적인 의사결정을 할 계획”이라며 “(주문한) 장비는 올해 말 세트업이 될 것으로 보이고, 그 장비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내년 비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이후 시장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내놨다. D램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낸드플래시 역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수요는 20% 수준, 낸드는 30% 중반 수준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D램은 2분기부터 12GB(기가바이트) 기반의 고용량 MCP(Multi Chip Package, 여러 종류의 칩을 묶어 단일 제품으로 만든 반도체)를 공급하겠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 D램 주력인 10나노급 3세대(1z)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올해 안에 4세대(1a)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EUV는 첫 적용 기술인 만큼 레이어(Layer)가 많지 않다. 1a나노미터 D램에만 적용할 계획”이라며 “1b, 1c나노미터에서 EUV 적용 레이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ASML과 계약을 통해 향후 수년 동안 EUV 장비의 안정적인 도입 가능하도록 했다.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것이어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예상되나 전담팀을 구성해 문제가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언급된 파운드리 확대에 대해선 8인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당장 12인치나 선단 공정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향후 수급 상황은 물론 최근 문제가 되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안에 대해서도 대형 반도체 업체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8인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로 추가적인 파운드리 사업 확장 옵션을 놓고 고민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투자 지분과 관련해선 상장을 한다면 보유 지분 중 3분의 2는 순차 매각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은 미국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베인캐피탈의 재무적 투자자(LP)로 3분의 2 정도 가지고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별도로 가지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는 키옥시아의 IPO(기업공개) 이후 LP 지분은 시장에 매각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키옥시아와의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가져갈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베인캐피탈이나 키옥시아 경영층으로부터 올해 하반기 다시 IPO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듣고 있다”며 “LP 투자 지분의 엑시트(투자회수) 시점은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