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을 노리던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진학사에 따르면 2022학년도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을 기준으로 수시선발 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비율은 46.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일환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을 새롭게 도입한 대학들이 늘었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최저기준을 도입한 학교들이 등장하면서 수시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15개 대학 중 교과전형으로 선발하지 않는 서울대를 제외한 14개 대학의 교과전형 특징은 고교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내신 경쟁력이 높은 학생들 위주로 추천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이런 경우 중복 합격 가능성이 커져 충원율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최저기준 충족에 자신이 있다면 다소 낮은 내신으로도 합격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부터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변화하면서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중심으로 최저기준 충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시에서도 수능이 중요해진 만큼 수시와 함께 수능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세대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및 국제형(국내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이 최저기준을 새롭게 도입한 것을 비롯해 15개 대학 중 6개 대학은 최저 기준을 적용해 선발한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1단계 선발 인원을 3배수에서 4배수로 확대하면서 면접 시간은 단축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면접의 비중을 전년도 50%에서 올해는 40%로 축소했다. 서강대와 한국외대는 자소서를 폐지했다. 중앙대 다빈치형 인재전형은 2단계에 면접고사를 도입해 30% 반영한다.
우 소장은 “수험생이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졌고 특히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능의 변화로 인한 영향을 받아 최저기준 충족에 좀 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시에서도 수능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수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대학들의 올해 변화를 잘 살펴 적극적인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